윤향남 개인전 [09.10.30 - 09.11.29]
가정의 행복을 상징하는 꿈꾸는 정원

밝고 아름다운 색채는 감정을 고조시킨다. 밝고 화사한 색깔로 가득한 그림과 마주하면 저절로 즐거워지고 행복한 감정에 사로잡힌다. 그리하여 새삼 살아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실감하게 된다. 이처럼 밝은 색채이미지는 삶에 대한 에너지로 작용한다. 단지 보는 것만으로도 삶의 희열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림의 역할이란 이처럼 삶의 아름다움을 일깨워주는데 있다.
윤향남의 그림은 긍정의 논리 위에서 출발한다. 밝고 화려한 원색의 꽃그림과 마주하는 순간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를 불현듯 깨닫게 된다. 우리의 현실이 아무리 각박하고 척박할지라도 능히 살만한 가치가 있는 곳임을 증명하려는지 모른다. 주위로 눈을 돌리면 이웃집 베란다에 놓인 조그만 화분 하나에도, 길가에 핀 들꽃 한 송이에도 생명의 기운이 충만하다는 사실을 자각케 한다. 그는 그림이 우리들 삶에 오아시스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자청한다. 그의 그림은 이처럼 삶에 대한 긍정의 에너지를 담뿍 안고 있다.
분주한 일상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잊고 살아가는 현대인은 감정이 메마르기 십상이다. 자연과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 없기에 삶의 의미를 되새기기는커녕 다람쥐 쳇바퀴 돌듯 무념의 일상을 되풀이할 따름이다. 이럴 때 자연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는 그림과 만나면 문득 자신의 현재를 되돌아보게 된다. 그림이 단순히 시각적인 즐거움만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감정을 고조시키고 삶의 의미를 일깨움으로써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계기를 가져다주는 것이다.
그의 그림은 밝고 경쾌한 유채색 일색이어서 단지 보고 있는 것만으로 흥겨워진다. 충만한 생명의 리듬을 촉발하는 유채색의 물결은 시각적인 즐거움과 함께 생명의 환희를 이끌어낸다. 밝은 원색적인 색채이미지는 생명의 광휘를 표현한다. 그의 그림은 소재 및 대상이 무엇이든지 밝은 생명의 기운으로 넘친다. 유채색이 만들어내는 풍부한 시각적인 이미지에는 눈에 보이는 사실 그 이상의 아름답고 따스한 정서가 포진한다. 그의 그림을 보면서 생명의 아름다움을 자각하고 행복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은 시각적인 이미지 너머에 정서적인 세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의 그림은 실제보다 과장된 색채이미지, 즉 눈에 보이는 모든 형태를 밝은 원색계열의 색채이미지로 통합한다. 그렇다고 해서 비현실적인 세계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그 자신의 소소한 일상적인 생활공간은 물론이려니와 아름답고 아기자기한 가정의 정원, 그리고 여행지 풍경 등 그 자신이 체험한 현실을 기반으로 한다. 이처럼 현실적인 감각 위에서 때로는 그 자신의 꿈과 사랑과 행복, 그리고 낭만적인 감정을 담아 실제보다 아름다운 이상적인 세계를 표현한다.
그의 그림은 크게 꽃을 소재로 한 정물과 여러 가지 소품이 조화를 이루는 실내풍경, 꽃과 나무가 어우러지는 정원풍경, 그리고 실내와 바깥을 하나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풍경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몇 가지 경향의 작품에서 빠지지 않는 소재는 꽃이다. 더불어 나비를 비롯하여 새와 말, 강아지, 오리, 닭 등 동물도 한몫을 한다. 뿐만 아니라 각종 첼로, 바이올린, 피아노 등 악기와 책, 찻잔, 소파, 탁자, 의자, 과일, 유리글라스, 실내조명등, 화분 등이 등장한다. 이들 소재를 내용에 따라 적절히 배치하여 구성적인 아름다움을 이끌어낸다.
갖가지 꽃이 만발한 정원에서 나비와 함께 춤추는 소녀들이나 악기를 연주하는 여인의 모습은 그 자신의 꿈과 희망을 상징한다. 뿐만 아니라 책을 보거나 찻잔과 마주하는 일상적인 삶의 모습에서는 소녀다운 꿈과 희망이 읽혀진다. 그가 바라보는 세상은 근심과 걱정이 없는 정화된 이미지로 표현된다. 그의 그림은 분명히 현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에도 실제보다 미화된 회화적인 환상이 자리한다. 삶에 대한 그 자신의 꿈과 희망 그리고 행복의 감정으로 덧칠하는 까닭이다.
그는 여성으로서의 겪는 일상적인 삶의 정서를 섬세한 감각으로 표현한다. 가정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여성의 일상적인 삶의 애환이 꿈처럼 그려진다. 그의 그림을 보면 행복이라는 단어가 거침없이 떠오른다. 온기가 느껴지는 실내정경은 그대로 한 가족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의 체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여성의 손길이 묻어나는 가구들이며 꽃병을 비롯한 다양한 소재들이 화음을 이루며 행복한 꿈의 공간을 연출하는 것이다.
그의 작품세계에서 정원은 이상적인 삶의 공간을 지향한다. 정원은 가꾸는 사람의 감각과 취향을 반영하게 마련이다. 꿈과 사랑과 행복과 낭만을 추구하는 사람의 정원은 그렇게 꾸며진다. 그가 꿈꾸는 정원은 다름 아닌 그림 속의 정경들이다. 누구나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그의 정원에 앉아 차를 마시거나 책을 보거나 달콤한 꿈길로 빠져드는 상상을 하게 된다. 아름답고 달콤하고 따스하고 행복한 정서로 물들여지고 있는 까닭이다. 그의 그림은 우리들이 꿈꾸는 공통의 정서, 즉 행복한 가정에 대한 욕구를 채워준다.
최근의 실내풍경에서는 견고한 형태미와 함께 공간적인 여유를 느끼게 하는 구성이 돋보인다. 이로 인해 오히려 그림의 심도는 더욱 깊어진다. 소재와 소재 사이의 간격이 멀어지는 대신에 그 사이에는 여백의 미와 사색의 공간이 자리한다. 사유를 이끄는 미의식이 자리하는 공간이다. 무엇보다 빈틈이 없을 만큼 화면에 가득하던 소재들이 저마다 독립적인 공간을 차지하면서 구성적인 아름다움을 위해 화합한다.
특정 소재를 중심으로 하는 인위적인 구도가 아니라, 마치 스냅사진처럼 자연스러운 구도가 인상적이다. 소재들이 화면 밖으로 잘려나가는 대담한 구도를 그대로 수용하는 그의 미적 감각이 신선하다.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색채이미지와 결코 진지하거나 따분하지 않은 경쾌한 형태미는 시각적인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이렇듯이 그의 작품세계는 자기진화를 거듭한다. 신항섭(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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